안녕하세요, 글로벌 프로덕트팀 Adeline이에요. 오늘은 국내에서 빠르게 성장 중인 당근마켓이 글로벌로 확장하는 과정에서 마주한 문제와 해결 과정을 공유해보려고 해요.
당근마켓은 3년 전 영국 진출을 시작으로 캐나다, 미국, 일본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요. 가까운 이웃들과 중고거래를 할 수 있다는 큰 기능은 동일하지만, 각각 다른 문화와 지역의 글로벌 유저가 당근마켓의 가치를 느끼면서도 직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기 위해 글로벌 프로덕 팀에서는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어요. 현지 토박이들이 ‘우리동네’라고 느낄 수 있는 올바른 지역명을 제공하는 것부터, 해외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끊김없는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엔지니어링 까지요.
이러한 개선 과정에 있어서 글로벌프로덕 팀은 사용자의 목소리에 적극적으로 귀기울이고 있는데요. 다양한 문화권에 서비스를 하고 있다보니 예상치 못했던 피드백을 받았던 경우도 있었어요. 대표적인 예시가 바로 개별 유저의 신뢰도를 드러내기 위한 ‘매너온도’였어요. 내부 자료나 논의 내용을 모두 공개할 수는 없지만 그 과정의 일부 공개해보려고 해요.
‘매너온도’는 당근마켓 서비스에서의 활동을 통해 개별 유저에게 부여되는 점수로, 모든 유저가 동일하게 체온에 해당하는 36.5도에서 시작하고 최대 99도까지 점수를 높일 수 있어요. 단순히 유저간 상호 별점평가를 남기는 방식이 아니라, 얼마나 액티브한 유저인지, 답장이 빠른지 등 다양한 요소가 종합적으로 반영된 점수예요.
정확한 알고리즘은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국내에선 유저들에게 매너온도가 높은 사람은 ‘믿을 만 하다’, ‘매너가 좋다’는 인식이 생겨 SNS를 통해 매너온도가 99도인 유저와의 거래 경험이 바이럴되기도 했어요. 하나의 재미요소가 되어 매너온도를 높이고 싶어서 앱을 더 적극적으로 이용한다는 유저들도 있었고, 반대로 기본점수인 36.5도보다 낮은 점수의 유저들은 주의해야 한다는 인식도 명확했고요.
하지만 글로벌에서의 반응은 달랐어요. 유저들은 이 점수가 무엇을 표현하는 것인지 헷갈려 했어요. ‘왜 내 점수가 이렇게 낮냐’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고요. 국내에서도 서비스 초기엔 이해가 어렵다는 반응이 있었기 때문에 앱을 사용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학습될 거라고 생각하고 기다려보았지만 지속적으로 비슷한 문의가 들어왔어요.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고 해결하기 위해서, 유저들이 매너온도를 어떻게 인식하고 있는지부터 알아내야 했어요. 그래서 저희는 영국과 캐나다 출장 당시 유저들을 만났을 때 매너온도 화면을 보여주며 이 점수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봤는데요.
이러한 피드백을 통해 글로벌 유저는 36.5도를 보았을 때 직관적으로 체온을 떠올리지 못한다는 걸 알게 되었어요. 그래서 체온을 좀더 떠올릴 수 있도록 막대 그래프의 형태를 온도계처럼 바꿔보기도 하고, 네이밍을 바꾼 시안을 보여드리기도 하며 유저들에게서 피드백을 수집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인터뷰를 위해 만났던 20여명의 유저 중 체온을 알고 있 는 분은 딱 한 분, 직업이 간호사인 유저 뿐이였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체온을 잘 모를 뿐더러, 영국에서는 정상체온을 36.5도가 아닌 range 형태로 표현한다는 것도 새롭게 알게 되었어요.
위의 이미지처럼, 정상체온을 범위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요. 신체 부위 및 나이에 따라 정상체온이 다르다고 여기기도 했고요.
일부 유저들은 인터뷰 중에 5점 만점의 별점으로 유저에게 점수를 매기는 경쟁사 화면을 보여주며 ‘누구나 익숙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방식이 있는데 왜 굳이 어려운 방식을 고수하냐’고 물어보기도 했어요. ‘Why reinvent the wheel?’ 왜 바퀴를 다시 발명하려는 것이냐는 물음이었죠.